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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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1.22 넷플릭스(Netflix)와 왓챠플레이(Watcha Play)

 

 

어느덧 이 두 서비스를 이용한지도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 그 동안 둘 중에 하나 정도는 해지하려고 여러번 시도를 해 보았으나, 두 서비스가 가진 장점이 너무나 극단적으로 달라서 어느 하나도 놓지 못한채 여기까지 와 버렸다. 그러던 중 이제는 정말 하나를 버릴 때가 왔다는 생각이 들어서 양쪽 모두를 사용하면서 느꼈던 장점과 단점을 정리해 보려고 한다.

 

넷플릭스(Netflix)

넷플릭스 이용을 중단한다고 호기롭게 외쳤던 2016년 5월 이후 참 많은 일이 있었다. 그 중 하나는 내가 넷플릭스를 다시 구독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별로 특별할 것도 없는 넷플릭스의 특별한 점이 대체 뭐였길래 내 마음을 손바닥 뒤집듯이 바꾸어 놓았을까. 


1. 스트리밍의 편리성 

불과 몇 년 전 까지만해도 보고싶은 영화나 드라마가 있을 경우 컨텐츠를 구입해서 보던지, 구하기 어려운 해외 컨텐츠의 경우 구글링+토*트의 조합을 이용해서 다운받는 것이 일상적인 일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애초에 시청할 컨텐츠를 고르는 기준 자체가 넷플릭스이다. 언제 어디서든지 넷플릭스에 접속하기만 하면 시청하던 컨텐츠를 그대로 이어 볼 수 있으니, 자료를 검색해서 찾고 다운받아서 보고싶은 디바이스에 넣는 과정이 불필요하고 귀찮은 일이 되어 버렸다. 거기다 평생 간직하며 다시 꺼내볼 것도 아닌 컨텐츠를 위해 내 시간과 노력, 그리고 비용을 허비하는 일이 아깝다는 인식을 하게된 이상 나는 스트리밍의 노예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 같다. 


2. 다양한 컨텐츠 

현재 넷플릭스의 컨텐츠는 2년 전과 비교할 수 없다. 프렌즈 전 시즌이 등록된 것을 기점으로 디즈니의 컨텐츠가 유입되면서 마블, 픽사, 디즈니 애니메이션 모두 시청 가능해졌고, 카툰네트워크 컨텐츠가 대량 증가해서 어드벤처타임, 스티븐유니버스 등 인기 애니메션 역시 시청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온갖 종류의 다양한 리얼리티 쇼들이 현대인의 길티 플레저로써의 역할을 확실히 하고 있는데다가 기묘한이야기, 루머x3, 빌어먹을 세상따위 등의 여전히 강력하고 매력적인 넷플릭스의 자체 제작 컨텐츠는 구독자의 이탈을 막는 최종 장벽과도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대체 어떻게 여기서 발을 뺄 수가 있을까. 


3. 나름대로 합리적인 가격 

월 12,000원이라는 구독료가 비싸게 느껴졌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 나는 매번 시청할 컨텐츠를 찾아 구글을 헤메는데 들어가는 나의 시간과 노력이 그보다 훨씬 더 비싸다는 것을 안다. 거기다 (꼼수이긴 하지만) 스탠다드 요금의 경우 2명이 동시접속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원한다면 친구와 50%씩 비용을 부담하고 계정을 쉐어하는 것 또한 가능하다. 여타 스토어에서 영화 한 편을 구입해도 4,000원 이상 들어가는데, 월 12,000원으로 그보다 더 다양한 컨텐츠를 제한없이 시청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라고 생각된다. (물가가 올라가면서 내 생각이 점점 바뀌는 것일 수도 있다...) 


4. 안정적인 재생환경 

인터넷 환경에 따라 자동으로 재생 화질이 변경되기 때문에 어떤 상황에서든지 버퍼링이 심했던 적은 없었다. 특별한 끊김 없이 어디서나 편리하게 원하는 컨텐츠를 즐길 수 있는 것은 매우 큰 장점이다. 크롬캐스트 등을 이용할 때에도 끊김이나 버벅거림 없이 안정적인 상태로 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점 역시 플러스 포인트.


5.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즈니 컨텐츠의 공급으로 어느 정도 급한 불을 끄기는 했지만, 아직 넷플릭스 코리아의 영화 컨텐츠는 그리 다양하지 않다. 한국에서 접하기 어려웠던 다양한 티비쇼와 퀄리티가 보장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를 볼 수 있는 것은 매우 큰 장점이지만, 아직 영화 컨텐츠에 있어서는 갈 길이 멀다는 소리이다. 일례로 나는 영화를 보고싶을 때는 왓챠 플레이를, 드라마를 보고 싶을 때는 넷플릭스를 사용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불편한 일이다. 세상에 완벽한 서비스는 없겠지만 일정 선 만큼은 충족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또한 인터넷 환경을 따라 화질이 천차 만별로 변화하는 것 역시 단점 중 하나이다. 이 기능 덕분에 비교적 좋지 않은 인터넷 환경에서도 버퍼링 없이 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것은 맞지만, 동영상의 화질을 시청자가 직접 조정할 수 있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그 밖에도 저퀄리티의 한글자막, 국내 컨텐츠의 부족 등도 문제로 꼽을 수 있지만 한글 자막은 없는 것 보다는 있는것이 낫고 나 같은 경우에 국내 컨텐츠를 거의 이용하지 않기 때문에 큰 문제로 삼고 싶지는 않다.


왓챠 플레이(Watcha Play)

 넷플릭스를 주로 사용하며 한동안 왓챠 플레이를 이용하지 않았던 적이 있다. 그러나 나는 결국 진리의 둘다를 외치며 왓챠 플레이를 다시 결제할 수 밖에 었었는데, 거기에는 다음과 같은 이유가 있다.


1. 가격 경쟁력

1달에 4,900원은 굉장히 경쟁력있는 가격이다. 사실상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한잔 사 마시는 것과 거의 비슷한 수준의 비용으로 한달동안 다양한 영화를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다는 것은 매력적인 제안이다.


2. 영화 컨텐츠의 다양성

넷플릭스에서 고퀄리티의 드라마와 다큐멘터리를 즐기다가 갑자기 영화가 보고싶어 지는 순간, 나는 왓챠 플레이를 이용한다. 적당히 구색을 맞춰 놓은 듯한 넷플릭스의 영화 카테고리를 보다가 왓챠 플레이로 넘어 오는 순간 신세계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꼭 대중적이고 인기있는 영화만이 아니라 다양성 영화, 그리고 고전 영화까지 생각한 것 보다 훨씬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을 즐길 수 있으므로 영화를 주로 시청하는 사람에게 추천할만한 서비스이다.


3. 왓챠와의 서비스 연동

왓챠는 개인형 영화 추천 서비스로 사용자 본인이 영화에 대해 별점을 매기면, 그 취향을 분석해서 좋아할만한 영화를 추천해주고 예상 별점을 알려준다. 왓챠 플레이는 바로 이 왓챠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내가 미처 알지 못했던 볼만한 영화들을 찾아 보기에 매우 유용하다. 다른 사람들이 매긴 별점과 별개로 나의 취향을 토대로 분석된 추천 영화 리스트는 생각보다 쓸만하다.


4. 다양한 나라의 인기 드라마

넷플릭스에서 서비스되는 드라마는 정말 훌륭한 것들이 많다. 그러나 아쉽게도 영미권에 지나치게 치우쳐 있는 것 역시 사실이다. 넷플릭스에 비해 드라마의 종류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왓챠 플레이에서는 일본, 중국 등 보다 다양한 나라에서 인기있었던 드라마 시리즈 역시 시청할 수 있으므로 해당 국가의 드라마를 즐겨 보는 사람에게는 메리트가 있을 것이다. 영미권 드라마를 즐겨보는 사람 중 트루블러드, 왕좌의 게임 등 HBO 드라마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도 왓챠플레이는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아쉽게도 넷플릭스에서는 HBO의 드라마를 시청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5. 그러나

4,900원이라는 기본 가격이 저렴하긴 하지만, 기본 가격으로는 크롬캐스트를 이용할 수 없다. 이 경우 월 7,900원 짜리 플랜을 선택해야 하는데, 크롬캐스트를 사용하고 싶으면 돈을 더 내라는 듯한 뉘앙스가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 애초에 4,900원 짜리 기본 플랜으로도 크롬캐스트를 사용할 수 있었기에 더욱 그렇게 느껴지는 것일지도 모른다.

가끔씩 재생환경이 불안정할 때가 있다. 살짝 튕긴다던지 영상이 버벅거린다던지 하는 식인데 크게 거슬리지는 않지만 고쳐졌으면 좋겠는 부분이다.

또한 왓챠플레이가 다양한 국가의 드라마를 런칭하며 선택의 폭을 넓히긴 했지만, 아직은 넷플릭스의 적수가 되지 못한다. 넷플릭스에서 제공하는 형형색색의 온갖 리얼리티쇼와 자체적으로 생산해내는 수 많은 장르의 드라마들은 미국의 TV를 그대로 우리 앞에 가져다 놓은 느낌이 들 정도인데, 왓챠플레이가 이것을 따라가기에는 아직 조금 무리라는 생각이다.

 

결론

위에도 말했다시피 결론은 '진리의 둘다'이다. 전략적인 공략인지는 모르겠으나 현재 왓챠플레이는 영화, 넷플릭스는 TV 시리즈에 조금더 집중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두가지 모두 어느정도 이용하려면 둘 다 이용하는 수 밖에 없다. 그렇지 않은 사람이라면 본인의 미디어 시청 패턴에 따라 영화를 많이 소비한다면 왓챠플레이, 영미권 드라마나 TV쇼를 즐겨본다면 넷플릭스 정도로 결정하면 되지 않을까.

검색에 공들일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보고싶은 영화나 시리즈를 JUST WATCH에 검색해보고 볼만한 컨텐츠가 더 많은 플랫폼을 고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