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퍼스널 컬러라는 것이 사람들 입에 자주 오르내리게 되었다. 웜톤이니 쿨톤이니 하는 말들이 낯설게 느껴졌던 시절도 있었는데 이제는 드럭스토어에 가서 파운데이션 하나를 고를 때 조차 웜톤 용, 쿨톤 용이 표기되어 있는 것을 찾아볼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점점 이 톤이라는 것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여기 저기서 얻어 들은 지식으로는 단순히 하얗다고 쿨톤, 노란기가 돈다고 웜톤이 아니라 자신의 피부에 형광등을 밝혀주는 색조합을 찾는 것이라고 하던데 그냥 글로만 읽어서는 한없이 막연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지난 휴가 때 친구와 함께 퍼스널 컬러를 진단받으러 다녀왔다. 


1. 검사는 맨 얼굴로

아무것도 올라가지 않은 맨 얼굴로 거울을 보니 자존감이 수직 하락하는 것이 느껴졌으나, 아무것도 덧바르지 않은 피부로 확인을 해야 본연의 톤을 찾을 수 있고, 거기다 화장을 한다 해도 시간이 지나가면 본인의 원래 피부 톤이 드러나기 때문에 원래 피부톤에 맞춘 컬러 스타일링을 해야 하루 종일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는 말에 납득하고 맨 얼굴로 거울 앞에 앉았다. 한 가지 다행이었던 점은 염색모가 아니여서 두건은 피할 수 있었다는 것. 두건까지 썼으면 자존감이 0으로 떨어졌을 것 같다.


2. 생각보다 신기한 색채 효과

드레이프 천을 하나씩 두를 때마다 어떤 색은 다크가 심해보이고, 어떤 색은 팔자 주름이 도드라져 보이는 등 실제로 눈에 보이는 변화가 느껴져서 굉장히 신기했다. 내가 진단받은 톤은 여름, 그 중에서도 고명도/저채도의 페일 색상이 주를 이룬다. 그래서 대부분의 따뜻한 느낌의 색들이 어울리지 않는데, 실제로 황색 계열 천을 가져다 댈 때 마다 낯빛이 홍당무처럼 빨개지는 것이 보였다. 주정뱅이 얼굴 같다며 같이 간 친구에게 놀림을 받았을 정도.


여러 천을 대보고 찾아낸 나의 베스트 컬러


3. 나의 베스트 컬러 찾기

드레이프 천으로 검사를 마친 뒤, 가져다 댔을 때 얼굴이 가장 환해보이고 혈색이 좋아 보이던 컬러들을 모아 나만의 베스트 컬러 콜렉션을 만들었다. 나의 경우 전반적으로 페일 컬러가 어울리지만 그 밖에 소프트와 그레이쉬에서도 베스트로 사용할 수 있는 컬러가 일부 있었다. 다른 업체에서 퍼스널 컬러를 진단받은 적이 없어서 비교할 수는 없지만, 조금 더 세밀하게 색을 찾아주는 것 같아서 좋았다.




4. 화장품 진단 시간

검사를 마친 후 가져간 화장품이 나의 톤에 적합한지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보통 그 때 대대적인 화장품 교환식이 이뤄지고는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나도 친구와 립을 하나씩 교환했다. 나는 지금까지 내가 가을 톤의 립들만 샀다고 생각했는데 생각과 달리 그냥 사용해도 될 것 같다는 진단을 받아서 흡족했다. 아마도 소프트와 그레이쉬 쪽 컬러들이 가을 뮤트 컬러와 어느정도 호환 가능하기 때문이 아닐까 혼자 생각해 본다.


5. 마무리

개인적인 생각은 결국 이런거 다 필요없고 사고싶은 색 제품을 사면 된다는 것이지만, 그래도 한번쯤 이런 진단을 받아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나에게 어울리는 색이 어떤 것인지 정확히 알고 있다면, 나와 맞지 않는 컬러의 제품을 구입할 때도 어느정도 고려할 수 있을테니 말이다. 이제 톤팡질팡은 끝이다.


지난 8월 16일은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노엘 갤러거의 높이 나는 새들의 내한공연이 있던 날이다. 기억이 휘발되기 전에 간단한 리뷰를 써 보려고 했는데 이미 기억이 휘발되고 말았다. 어쨌든 나의 첫 노엘 갤러거 영접일이자 굉장히 의미있는 기록으로 남을 것 같았던 바로 그 날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고 한다.


좋았던 점

- 올림픽홀은 규모가 작기 때문에 내가 기대한 것보다 시야가 굉장히 좋았다. 2층 좌석에서도 무대 위의 밴드 멤버들이 굉장히 잘 보였다. 대만족.

- 왠지 형님이라고 불러야 할 것 같은 노엘 형님의 라이브 컨디션. 몸이 별로 좋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나중에야 들었는데, 컨디션 난조가 무색할 정도로 멋진 라이브를 들려 주어서 감사할 따름이다.

- Supersonic. 바로 직전 셋리스트에 없던 곡이여서 5% 정도만 기대하고 갔는데 정말 들려주셔서 기뻤다.

- Half The World Away 후렴 끝 부분의 짝짝! 소리. 맞춰서 박수를 치고 좋아하는 사람들도 귀여웠고 그걸 보고 씨익 웃는 노엘도 좋았다.

- 앵콜 브레이크 때 Live Forever 떼창. 초반에 잘 안맞는 바람에 돌림노래가 되고 말았지만 팬들의 순수한 열정이 느껴져서 훈훈한 시간이었다. 두번째 부를 때는 찰떡같이 잘 맞추기도 했고.


노엘과 팬들 모두 사랑스러웠던 Half The World Away


아쉬웠던 점

- 올림픽홀의 음향은 여전히 별로였다. 일전에 Buena Vista Social Club의 공연을 봤을 때도 다 좋은데 음향은 참 별로구나 생각했었는데, 이번에는 그 보다도 더 별로였던 것 같다.

- 생각보다 조용했던 지정석 관객들. muse와 coldplay 콘서트에서 좌탠딩의 매력의 빠졌던 나는 스탠딩 구역의 사람들을 한없이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다 집에 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어떻게 보면 우와아! 하면서 사람들을 일어나게 만들만한 셋리스트 구성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겠다 싶다. 노엘의 음악 스타일 자체가 스타디움 밴드 시절과는 많이 달라졌으니 말이다. 

- The Importance Of Being Idle이 빠진 셋리스트. 아마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이걸 Supersonic으로 바꾼 듯 싶은데 좋으면서도 아쉬운 양가감정이 든다.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는 것이 인생인 걸까. 


마무리

이번 공연을 다녀와서 이런 저런 생각이 많아졌다. 나에게 oasis는 말 그대로 락앤롤 스타이자 한 여름의 락페스티벌 그 자체와 같은 밴드였는데, 하플버로 돌어온 노엘 갤러거의 음악은 확실히 전과 다르고 공연의 형태도 그와는 차이가 있음이 피부로 와 닿았기 때문이다. 그 변화가 싫은 것은 아니다. 내가 좋아하는 뮤지션이 그 자리에 머물러 있지 않고 꾸준히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은 응원하고 지지할만한 일이다. 그렇지만 이제 다시는 내 마음 속에 oasis와 같은 강렬한 감정과 추억을 남길만한 밴드를 만나지 못할 거라는 생각에 약간 서글픈 기분이 들었다. 이것 또한 익숙해 지겠지만 말이다. 



 

 

어느덧 이 두 서비스를 이용한지도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 그 동안 둘 중에 하나 정도는 해지하려고 여러번 시도를 해 보았으나, 두 서비스가 가진 장점이 너무나 극단적으로 달라서 어느 하나도 놓지 못한채 여기까지 와 버렸다. 그러던 중 이제는 정말 하나를 버릴 때가 왔다는 생각이 들어서 양쪽 모두를 사용하면서 느꼈던 장점과 단점을 정리해 보려고 한다.

 

넷플릭스(Netflix)

넷플릭스 이용을 중단한다고 호기롭게 외쳤던 2016년 5월 이후 참 많은 일이 있었다. 그 중 하나는 내가 넷플릭스를 다시 구독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별로 특별할 것도 없는 넷플릭스의 특별한 점이 대체 뭐였길래 내 마음을 손바닥 뒤집듯이 바꾸어 놓았을까. 


1. 스트리밍의 편리성 

불과 몇 년 전 까지만해도 보고싶은 영화나 드라마가 있을 경우 컨텐츠를 구입해서 보던지, 구하기 어려운 해외 컨텐츠의 경우 구글링+토*트의 조합을 이용해서 다운받는 것이 일상적인 일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애초에 시청할 컨텐츠를 고르는 기준 자체가 넷플릭스이다. 언제 어디서든지 넷플릭스에 접속하기만 하면 시청하던 컨텐츠를 그대로 이어 볼 수 있으니, 자료를 검색해서 찾고 다운받아서 보고싶은 디바이스에 넣는 과정이 불필요하고 귀찮은 일이 되어 버렸다. 거기다 평생 간직하며 다시 꺼내볼 것도 아닌 컨텐츠를 위해 내 시간과 노력, 그리고 비용을 허비하는 일이 아깝다는 인식을 하게된 이상 나는 스트리밍의 노예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 같다. 


2. 다양한 컨텐츠 

현재 넷플릭스의 컨텐츠는 2년 전과 비교할 수 없다. 프렌즈 전 시즌이 등록된 것을 기점으로 디즈니의 컨텐츠가 유입되면서 마블, 픽사, 디즈니 애니메이션 모두 시청 가능해졌고, 카툰네트워크 컨텐츠가 대량 증가해서 어드벤처타임, 스티븐유니버스 등 인기 애니메션 역시 시청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온갖 종류의 다양한 리얼리티 쇼들이 현대인의 길티 플레저로써의 역할을 확실히 하고 있는데다가 기묘한이야기, 루머x3, 빌어먹을 세상따위 등의 여전히 강력하고 매력적인 넷플릭스의 자체 제작 컨텐츠는 구독자의 이탈을 막는 최종 장벽과도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대체 어떻게 여기서 발을 뺄 수가 있을까. 


3. 나름대로 합리적인 가격 

월 12,000원이라는 구독료가 비싸게 느껴졌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 나는 매번 시청할 컨텐츠를 찾아 구글을 헤메는데 들어가는 나의 시간과 노력이 그보다 훨씬 더 비싸다는 것을 안다. 거기다 (꼼수이긴 하지만) 스탠다드 요금의 경우 2명이 동시접속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원한다면 친구와 50%씩 비용을 부담하고 계정을 쉐어하는 것 또한 가능하다. 여타 스토어에서 영화 한 편을 구입해도 4,000원 이상 들어가는데, 월 12,000원으로 그보다 더 다양한 컨텐츠를 제한없이 시청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라고 생각된다. (물가가 올라가면서 내 생각이 점점 바뀌는 것일 수도 있다...) 


4. 안정적인 재생환경 

인터넷 환경에 따라 자동으로 재생 화질이 변경되기 때문에 어떤 상황에서든지 버퍼링이 심했던 적은 없었다. 특별한 끊김 없이 어디서나 편리하게 원하는 컨텐츠를 즐길 수 있는 것은 매우 큰 장점이다. 크롬캐스트 등을 이용할 때에도 끊김이나 버벅거림 없이 안정적인 상태로 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점 역시 플러스 포인트.


5.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즈니 컨텐츠의 공급으로 어느 정도 급한 불을 끄기는 했지만, 아직 넷플릭스 코리아의 영화 컨텐츠는 그리 다양하지 않다. 한국에서 접하기 어려웠던 다양한 티비쇼와 퀄리티가 보장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를 볼 수 있는 것은 매우 큰 장점이지만, 아직 영화 컨텐츠에 있어서는 갈 길이 멀다는 소리이다. 일례로 나는 영화를 보고싶을 때는 왓챠 플레이를, 드라마를 보고 싶을 때는 넷플릭스를 사용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불편한 일이다. 세상에 완벽한 서비스는 없겠지만 일정 선 만큼은 충족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또한 인터넷 환경을 따라 화질이 천차 만별로 변화하는 것 역시 단점 중 하나이다. 이 기능 덕분에 비교적 좋지 않은 인터넷 환경에서도 버퍼링 없이 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것은 맞지만, 동영상의 화질을 시청자가 직접 조정할 수 있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그 밖에도 저퀄리티의 한글자막, 국내 컨텐츠의 부족 등도 문제로 꼽을 수 있지만 한글 자막은 없는 것 보다는 있는것이 낫고 나 같은 경우에 국내 컨텐츠를 거의 이용하지 않기 때문에 큰 문제로 삼고 싶지는 않다.


왓챠 플레이(Watcha Play)

 넷플릭스를 주로 사용하며 한동안 왓챠 플레이를 이용하지 않았던 적이 있다. 그러나 나는 결국 진리의 둘다를 외치며 왓챠 플레이를 다시 결제할 수 밖에 었었는데, 거기에는 다음과 같은 이유가 있다.


1. 가격 경쟁력

1달에 4,900원은 굉장히 경쟁력있는 가격이다. 사실상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한잔 사 마시는 것과 거의 비슷한 수준의 비용으로 한달동안 다양한 영화를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다는 것은 매력적인 제안이다.


2. 영화 컨텐츠의 다양성

넷플릭스에서 고퀄리티의 드라마와 다큐멘터리를 즐기다가 갑자기 영화가 보고싶어 지는 순간, 나는 왓챠 플레이를 이용한다. 적당히 구색을 맞춰 놓은 듯한 넷플릭스의 영화 카테고리를 보다가 왓챠 플레이로 넘어 오는 순간 신세계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꼭 대중적이고 인기있는 영화만이 아니라 다양성 영화, 그리고 고전 영화까지 생각한 것 보다 훨씬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을 즐길 수 있으므로 영화를 주로 시청하는 사람에게 추천할만한 서비스이다.


3. 왓챠와의 서비스 연동

왓챠는 개인형 영화 추천 서비스로 사용자 본인이 영화에 대해 별점을 매기면, 그 취향을 분석해서 좋아할만한 영화를 추천해주고 예상 별점을 알려준다. 왓챠 플레이는 바로 이 왓챠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내가 미처 알지 못했던 볼만한 영화들을 찾아 보기에 매우 유용하다. 다른 사람들이 매긴 별점과 별개로 나의 취향을 토대로 분석된 추천 영화 리스트는 생각보다 쓸만하다.


4. 다양한 나라의 인기 드라마

넷플릭스에서 서비스되는 드라마는 정말 훌륭한 것들이 많다. 그러나 아쉽게도 영미권에 지나치게 치우쳐 있는 것 역시 사실이다. 넷플릭스에 비해 드라마의 종류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왓챠 플레이에서는 일본, 중국 등 보다 다양한 나라에서 인기있었던 드라마 시리즈 역시 시청할 수 있으므로 해당 국가의 드라마를 즐겨 보는 사람에게는 메리트가 있을 것이다. 영미권 드라마를 즐겨보는 사람 중 트루블러드, 왕좌의 게임 등 HBO 드라마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도 왓챠플레이는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아쉽게도 넷플릭스에서는 HBO의 드라마를 시청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5. 그러나

4,900원이라는 기본 가격이 저렴하긴 하지만, 기본 가격으로는 크롬캐스트를 이용할 수 없다. 이 경우 월 7,900원 짜리 플랜을 선택해야 하는데, 크롬캐스트를 사용하고 싶으면 돈을 더 내라는 듯한 뉘앙스가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 애초에 4,900원 짜리 기본 플랜으로도 크롬캐스트를 사용할 수 있었기에 더욱 그렇게 느껴지는 것일지도 모른다.

가끔씩 재생환경이 불안정할 때가 있다. 살짝 튕긴다던지 영상이 버벅거린다던지 하는 식인데 크게 거슬리지는 않지만 고쳐졌으면 좋겠는 부분이다.

또한 왓챠플레이가 다양한 국가의 드라마를 런칭하며 선택의 폭을 넓히긴 했지만, 아직은 넷플릭스의 적수가 되지 못한다. 넷플릭스에서 제공하는 형형색색의 온갖 리얼리티쇼와 자체적으로 생산해내는 수 많은 장르의 드라마들은 미국의 TV를 그대로 우리 앞에 가져다 놓은 느낌이 들 정도인데, 왓챠플레이가 이것을 따라가기에는 아직 조금 무리라는 생각이다.

 

결론

위에도 말했다시피 결론은 '진리의 둘다'이다. 전략적인 공략인지는 모르겠으나 현재 왓챠플레이는 영화, 넷플릭스는 TV 시리즈에 조금더 집중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두가지 모두 어느정도 이용하려면 둘 다 이용하는 수 밖에 없다. 그렇지 않은 사람이라면 본인의 미디어 시청 패턴에 따라 영화를 많이 소비한다면 왓챠플레이, 영미권 드라마나 TV쇼를 즐겨본다면 넷플릭스 정도로 결정하면 되지 않을까.

검색에 공들일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보고싶은 영화나 시리즈를 JUST WATCH에 검색해보고 볼만한 컨텐츠가 더 많은 플랫폼을 고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일 것 같다.



스포티파이(미국계정) 프리미엄 결제를 한지도 어느덧 4개월이 되었다. 몇 년인가 전에 스포티파이를 잠깐 써 보았을 때는 느끼지 못했던 이런 저런 편리한 기능에 서서히 매료되면서 어느덧 애플뮤직(미국계정)을 잊어가고 있는 중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여전히 고민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어째서 이 세상엔 완벽한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가 없는 걸까. 
 

<
좋았던 점> 
 
1.
잘가라! VPN  우회!! 
스포티파이는 국내에 정식 서비스되지 않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사용하기에 약간의 어려움이 따른다. 정확한 기간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일주일에 한번 정도는 VPN을 이용해서 IP를 우회한 후 로그인을 새로 해 줘야했던 것 같다. 그러나, 프리미엄 결제를 하는 순간부터 그 불편함으로부터 완전히 해방될 수 있다. 뭔가 상술에 놀아나는 것 같은 느낌은 들지만...... 어차피 뭘 쓰든 그 정도의 비용은 지출할 테니 나에게는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더라. 
 
2. Last.fm
스크로블의 편리함 
스포티파이에서 Last.fm 계정을 한번 연동해 주기만하면, 다른 스크로블러 앱이나 프로그램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내가 듣는 모든 음악이 차곡 차곡 스크로블링 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Last.fm Last.week 서비스를 너무나도 사랑하는 나에게는 굉장히 혜자로운 기능이라고 할 수 있겠다. 
 
3.
쓸만한 PC용 플레이어 
이것은 애플뮤직도 마찬가지이긴 하지만, 일단 아이튠즈는 非MAC에겐 너무나도 불친절하고 무거운 프로그램이다. 음악 하나 듣자고 온갖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들이 줄줄이 굴비처럼 엮인 아이튠즈를 실행하기에는 적잖은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하는 일이다. 그에 비해 스포티파이의 PC용 플레이어 프로그램은 상대적으로 가볍고 음악을 듣기에 용이하다. 스마트폰으로 듣던 음악을 그대로 이어 듣기에도 더 편리하고. 
 
4.
언제 생겼는지 모르겠는 갭리스 플레이백 
앨범 위주로 음악을 들을 때, 그리고 그 앨범이 특히 콘서트 등의 실황을 녹음한 것일 경우 갭리스 플래이백의 유무는 굉장한 차이를 가지고 온다. 곡 별로 트랙이 나누어져 있기는 하지만 콘서트 전체를 녹음한 것인 만큼 트랙이 넘어갈 때에도 쉼 없이 스무스하게 연결되어야 하는데, 갭리스 기능이 없는 경우 트랙과 트랙 사이에 음악이 끊긴듯한 짧은 침묵이 생긴다. 몇 년 전에 처음 스포티파이를 접했을 때 이 기능이 없다고 생각해서 유료 결제할 생각을 접었던 것 같은데 최근에 설정 메뉴를 들여다보니 버젓이 존재하고 있더라. 기억의 오류인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없어도 써보자 하고 정기결제를 시작한 것이었던 만큼 기쁨이 크다. 
 

<
싫었던 점> 
 
1.
가사보기 너무너무 불편함 
뮤직매치와의 제휴가 끝나고 새롭게 시작된 지니어스의 가사 서비스는 별로 유용하지 않은 것 같다. 가사가 많은 것도 아니고 인기 있는 몇몇 곡에만 등록이 되어 있는데, 음악이 시작되면 이 곡은 언제 누구와 작업을 시작하여 몇 년도에 릴리스 되었습니다 하는 등의 해당 곡의 배경 지식을 함께 보여준다. 그런데 이 정보들의 내용이 좀 많아서 길어질 경우 가사가 나올 타이밍을 침범하는 것이 정말 문제다. 노랫말은 나오고 있는데 보고 싶은 가사는 안 나오고 물어보지도 않은 곡 정보를 보고 있어야 한다니. 이것을 조정하거나 설정을 변경하는 방법을 아시는 분들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2.
들을만한 한국 노래가 없다! 
애플뮤직이 소리바다와의 제휴로 다양한 한국 노래들을 제공하는 반면, 스포티파이에는 그런 것이 없는 듯 보인다. 해외에서도 인지도가 있는 유명 아이돌 노래의 경우 어느정도 구색을 맞춘 듯 하지만 그것이 전부이다. 나도 한국 노래 듣는데 :( 어쩜 내가 안 듣는 노래들만 있는 건지 모르겠다. 
 
3.
영국밴드들의 B-SIDE 곡이 듣고 싶다... 
싱글이 씨가 말라서 B-SIDE 곡을 듣고 싶어도 들을 방법이 없다. 그런데 이거까지 쓰고 보니 내가 너무 많은 것을 바라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네. 차라리 영국계정을 파 볼 것을 그랬나 싶기도 하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편리했던 점이 더 많으니 당분간은 계속 사용해 봐야겠다. 한국노래랑 일본노래 들으려고 네이버뮤직 300곡 감상권까지 따로 결제한 마당에.

Basic Kindle 2016

review 2016. 10. 28. 18:14


어릴 때는 책을 참 많이도 읽었는데 나이를 먹어갈수록 컴퓨터와 스마트폰에 모든 시간을 할애하는 바람에 제대로된 책을 읽어 본지가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아차린지 몇 달이 지났다. 그리고 지금 내 손에는 2016년형 베이직 킨들이 들려 있다.


1. 장점

1) 핸드폰이나 태블릿PC의 화면과는 차원이 다른 눈의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마치 페이퍼백 책을 읽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2) 힘세고 오래가는 배터리. 기기의 특성 상 자주 충전을 해야하면 귀찮을 것 같아서 다른 국내 모델들에 비해 사용시간이 길다고 알려진 킨들을 선택했는데, 정말 후회 없는 결정이었던 것 같다. 약간 과장하자면 한달은 거뜬하다.

3) Send to Kindle은 정말로 편리하다. 보유하고 있는 E-BOOK을 킨들에 집어 넣기 위해서 번거롭게 USB케이블을 꺼내고 이동식디스크를 열 필요가 없다. 넣고 싶은 파일에 마우스 커서를 올리고 오른쪽 버튼을 클릭해서 Send to Kindle을 실행시켜 주기만 하면 OK. 

4) 아마존이 보유하고 있는 방대한 양의 도서를 편리하게 구입하고 즐길 수 있다. 저작권이 만료되었거나 이벤트로 무료 배포되는 책들도 많이 있으니, 영어 원서를 많이 접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킨들이 최고의 선택일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2. 단점

1) 국내 인터넷 서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E-BOOK을 이용할 수가 없다. 국내 유명 인터넷서점들의 DRM은 정말 변태같다. 다만 구글플레이스토어에서 판매하는 도서의 경우 특정 프로그램을 이용해 DRM을 깨고, MOBI 파일로 변환해서 사용할 수 있다. 몇 번 해보긴 했지만 굉장히 지겹고 귀찮은 일이 아닐 수 없다.

2) 1)의 이유로 인해 국내 서적을 읽는 것이 매우 번거롭고 불편하다. 그러다보니 킨들은 원서용으로, 페이퍼나 크레마는 국내서적용으로 함께 구비하고 있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다.

2) 구동 속도가 빠르지 않다. 이것은 E-INK를 사용하는 모델이 가지고 갈 수 밖에 없는 문제이므로 크게 문제삼고 싶지 않지만, 폰이나 패드로 책을 읽다가 킨들을 사용할 경우 꽤 높은 확률로 답답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3. 결론

애초에 원서를 많이 읽어볼 요량으로 구입했던 것이기 때문에 국내서적 이용의 불편함은 큰 문제가 되지 않고, 빠릿빠릿하게 움직이지는 못하지만 눈의 피로를 덜어준다는 엄청난 플러스 요인을 가지고 있으므로 약간의 불편함은 상쇄하고도 남는다. 게다가 비슷한 류의 다른 기기와 비교했을 때 굉장한 효율을 보여주는 배터리 역시 킨들이 가진 특별한 장점이다. 모든 요소 요소가 첫 번째 전자책단말기로는 더할나위 없다. 이 녀석을 데리고 좋은 책들을 많이 읽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


Apple Music and Deezer

review 2016. 10. 5. 11:09

1. 현안

Apple Music을 주로 이용하고 있고 미국계정으로 매월 $9.99을 결제하고 있다. 서비스에 딱히 불만은 없지만 ios 10으로 업데이트 되면서 Apple Music의 인터페이스가 불편해졌고, 디자인이 특히 마음에 들지 않게 되어 버렸을 뿐만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몇몇 영국 인디밴드의 앨범이 적게 수록되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로 인해 다른 스트리밍 서비스를 고려해 보고자 한다.


2. 대안

제일 먼저 알아본 것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고 결제가 편리한 벅스, 네이버 뮤직 등이었지만 주로 해외 음원이나 재즈, 클래식을 즐겨 듣는 나에게는 국내 스트리밍서비스의 음원수는 불만족스러울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아쉽지만 고려 대상에서 제외시킬 수 밖에 없었다. 그 후에 알아본 것이 세계 1위의 위엄이 느껴지는 Spotify와 최근 미국 시장에 진출한 프랑스의 Deezer인데, Spotify의 경우 국내에서 유료 서비스를 이용하기 번거롭다는 무시할 수 없는 단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와 비슷한, 혹은 상회하는 음원을 보유한 Deezer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기로 했다.


3. Deezer

1) 보유음원

약 40,000,000곡을 보유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다만 이것 역시 저작권 때문에 국가별로 스트리밍 가능한 음원 수는 다른 것 같다. 한국 계정으로 로그인 했을 때는 Big Deal의 첫 번째, 두 번째 앨범이 검색되지 않지만 영국 계정으로 로그인했을 경우 검색은 물론이고 스트리밍까지 가능했다. 만약 Deezer를 이용한다면 한국 계정 보다는 미국이나 영국 계정을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2) 음질

유료 사용자의 경우 320Kbit/s로 설정할 수 있다. 전반적으로 크게 나쁜 구석이 없었던 것 같다. 어차피 나에게 스트리밍이라는 것은 밖에 있을 때 사용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아주 견디기 힘들만한 음질이 아니고서야 크게 문제삼을 일이 못된다. 320Kbit/s 이하로 설정했을 때는 문제였지만......... .

3) 큐레이팅

즐겨 듣는 곡, 아티스트등을 기준으로 내가 좋아할만한 곡을 추천해 주는 기능은 요즘의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뺄 수 없는 무언가가 되었나 보다. 최근에는 국내 스트리밍 서비스 회사들도 이 큐레이팅 기능을 추가하고 있는 추세인 것 같고. 수많은 업체들이 큐레이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뭐니뭐니해도 이 분야의 마스터는 Spotify이다. 그렇지만 Apple Music과 Deezer의 큐레이팅 기능도 나름 쓸만하다. Apple Music은 정말 몰랐던 취향의 곡을 골라주는 대신 삐끗해서 엇나갈 때가 많고 Deezer의 경우 주로 내가 알고 있는 내가 좋아하는 곡들이 반복해서 나오기 때문에 실패할 확률은 적지만 재미는 없다는 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둘 다 완벽하지 않으니 선택하기 더 어려운 부분이다.

3) 갭리스

Deezer의 설정을 샅샅히 뒤졌는데, 갭리스 기능을 찾지 못했다. 그래서 그냥 앨범 하나를 들어봤는데 트랙과 트랙 사이의 뚝 끊기는 그 느낌을 참을 수 없었다. Deezer에 갭리스 기능이 없다면 이것은 매우 큰 일이다. 누군가 정답을 알고 있다면 알려 주시기 바랍니다.....

4) 디자인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 ios 8이나 9에서의 Apple Music과 비교했다면 완패였겠지만, 모두 알다시피 요즘의 Apple Music은 못생겼으니. 특별히 사용하기에 불편한 디자인은 아니어서 전반적으로 만족스럽지만, 플레이리스트에 접근하는 것이 Apple Music에 비해 번거롭다는 단점이 있다.

5) 가사

Apple Music에 비해 가사가 등록된 곡이 적은 대신 가사를 보는 것은 더 편하다. 큐레이팅 서비스와 함께 나를 딜레마에 빠트리는 항목.

6) 요금

처음에는 매월 $5.99 씩 지불하고 한국 계정을 이용하려고 했는데, 내 생각 보다 다양한 곡들이 막혀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새로 영국 계정을 만들었는데 이 경우 프리미업+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매월 £9.99 씩을 지불해야한다. 환율을 따져보면 Apple Music이 약간 더 저렴한 셈.



그래서 뭘 고르지. 일단 Deezer를 1개월 사용해보고 결정을 내려야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