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김없이 주말이 가고 있다. 이번 주말은 조금 활동적으로 보내보고자 지난 주중에 생각해 보았지만, 생각은 역시 생각에 그쳤고 나는 또 생기 없는 표정으로 랩탑을 열고 멍하니 앉아 있는 중이다. 어디 보자, 이제 월요일이 몇 시간이나 남았으려나- 앞으로 약 3시간 정도 후면 날짜 상으로는 월요일 되고, 거기서 6시간 정도가 더 지나면 나는 출근 준비를 하고 있겠지. 매주 똑같이 반복되는 일인데 어쩌면 이렇게 매번 치가 떨리게 싫을 수 있는 것인지 의문스러울 따름이다.


그렇지만 앞으로 9시간 후의 일로 벌써부터 주말의 기분을 망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래서 제일 좋아하는 컵에 커피를 따르고, 이 꿀꿀한 기분을 바꿔줄만한 음악을 골라 보기로 마음먹었다. 





주말 오후에는 느긋하게 앉아 맥주나 커피를 마시면서 일렉트로닉 음악을 듣는 것이 최고다. 라는 생각으로 플레이리스트를 몇차례 뒤지다가 Sam Sure의 <Hunger>를 첫 곡으로 골랐다. 부드러운 일렉트로닉 비트 위에 덧입혀진 중독성있는 멜로디와 Sam Sure의 느린 목소리를 멍하니 듣고 있다 보면 내일 아침의 출근길, 해야할 일들 따위로 복잡하던 머리 속이 차분하게 가라 앉는 기분이 든다.


이 곡을 듣다보니 언제든 이런 뮤지션의 공연을 즐길 수 있는 런던 사람들이 부러워지기 시작했다. 내가 런던에 거주중이라면 정말 다양한 덕질의 끝판을 보여줄 수 있을 텐데 하고 잠시 상상에 빠져 본다. 




Sam Sure는 영국의 런던에서 주로 활동하고 있는 싱어송라이터로 일렉트로닉, 힙합, R&B를 기반으로 다양한 음악 활동을 펼치고 있다. 2014년 사운드클라우드에 본인의 자작곡을 게시하면서 인기를 얻기 시작했고 Year&Years와 함께 투어를 돌기도 했으며, 2018년에는 <What About It?>이라는 싱글을 릴리즈했다. 너무 좋아하는 뮤지션이라 자세히 소개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나도 아는 정보가 이것 뿐이다. 여전히 Black Butter Records랑 계약이 되어있는지 조차 모르겠는데다 위키피디아 페이지조차 없는 것이 현실이라니.


본의 아니게 자세한 설명을 생략하는 대신 음악을 하나 더 올려 둬야 겠다. <Hunger>가 마음에 들었다면 아래의 <Cracks>도 반드시 들어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