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met me at a very strange time in my life.


그래서 "나는 물고기와 대화를 하려고 하는 정신나간 인간입니다"라는 것이 이 가사의 내용인 것인지, 아니면 "난 정신나간 인간이여서 물고기와 대화를 시도하기도 하고, 내 머리를 깨먹기도 합니다"하는 것이 주된 내용인지 잘 모르겠지만(사실 어느쪽이여도 정신나간 가사이긴 하다.) 그까짓 노랫말이 뭐가 그리 중요하겠는가. 중요한 것은 이 곡이 가진 분위기와 감정, 느낌이다. 말도 안되는 소릴 지껄이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렇게나 강렬한 임팩트를 가지고 있는 곡이라면, 구태여 단어 하나하나에 대단한 의미를 부여하고 숨은 뜻을 찾아 애쓸 필요가 없지 않을까.



이 노래를 듣는 가장 좋은 타이밍은 내가 미친 것인지, 아니면 이 세상이 미친것인지 잘 구별이 되지 않는 순간이다. 온갖 잡음으로 머리 속이 복잡할 때 이 노래를 들으면 내가 혼란스럽게 여겼던 모든 것들이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으로 느껴지면서 상황에 순응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덧붙이자면 영화 <파이트클럽>의 엔딩 장면에 이 곡을 삽입한 것은 진정한 신의 한 수 였다. 음악과 영화 서로가 서로에게 임팩트를 더해준 아주 좋은 예로, 이보다 그 영화에 적합한 곡은 아마 찾을 수 없을 것이다. Where Is My Mind?를 듣고 있다 보면 무너져내리는 건물들을 바라보고 서 있는 '그'와 말라의 모습이 자연스레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