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임파서블: 폴아웃 (Mission: Impossible – Fallout, 2018)

시리즈의 첫 작품이 나온지도 어느덧 20년이 훌쩍 넘었다. 오랜 시간 여름 극장가를 지킨 미션임파서블을 보며 그 동안은 톰 크루즈가 건강하기만 하다면 끝나지 않고 지속될 시리즈가 아닐까 싶었지만,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을 보고 나니 그것이 너무 안일한 생각이었던 것 같다. 


스토리를 문제삼고 싶지는 않다. 영화를 보는 내내 모든 장면들이 예측가능했다는 점에서 조금만 더 클리셰를 벗어난 스토리를 사용해 주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결국 미션임파서블은 전형적인 블록버스터형 팝콘 무비이다. 스토리에 신경쓰는 대신 화려한 볼거리를 채워주면 문제 없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스토리와는 별개로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은 팝콘 무비로써의 매력이 전작들에 비해 많이 뒤떨어 진다. 이 정도로 중간에 시간을 많이 확인한 액션 영화는 더 없을 정도로 말이다.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첫 번째 문제로 지루한 액션 씬을 들고 싶다. 특히 자동차 추격, 헬기 추격 장면은 필요 이상으로 길었고 거기다 긴장감조차 느껴지지 않게 연출되는 바람에 보는 내내 하품이 나올 지경이었다. 거의 비슷한 장면들이 불필요할 만큼 계속해서 반복되어 보여지는데 대체 어떤 긴장감과 쾌감을 느낄수 있겠는가. 이 추격 장면들을 조금씩만 줄이고 완급을 조절했으면 영화의 전체 러닝타임도 줄어들었을 것이고, 액션의 퀄리티 또한 좋아졌을 것이다.


IMF의 기술력을 확인할 수 있는 특별한 장비들이 등장하지 않았다는 점도 아쉽다. 사실 미션임파서블 시리즈가 재밌는 이유의 8할 정도는 이단 헌트의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드는 액션이지만, 나머지 2할 정도는 IMF의 기상천외한 최첨단 장비들이다. 20년 동안 함께한 시그니쳐이자 클래식인 고무 마스크도 좋지만, 본적 없는 최첨단의 장비 또한 함께 등장했더라면 잠시나마 관객의 지루함을 달래줄 수 있지 않았을까.


매력적인 캐릭터가 없었다는 것 또한 문제이다. 그나마 전 시리즈에서는 팀의 관계성이나, 이단과 벤지의 티키타카 등 캐릭터의 개성이 드러나는 장면들이 조금씩은 있었는데, 폴아웃에서는 그 점이 많이 부족했던 것 같다. 특히 메인 빌런이 지나치게 심심했는데, 특별히 어떤 능력이 있는지도 모르겠고 행위에 대한 이유 또한 그다지 명확하지 않고 거기다 압도적으로 강한 것도 아니었다. 메인 빌런이 압도적이어서 그를 막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것 처럼 느껴질 때 그것을 해결하는 이단 헌트를 보며 카타르시스를 얻는 것이 이 시리즈의 묘미인데 이번에는 그런 즐거움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원톱 주연의 영화이기 때문에 한 명의 서사에 초점이 맞춰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거기에 양념을 치려면 매력적인 사이드킥과 빌런 또한 필요한 법이다. 


마지막으로,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고스트프로토콜과 로그네이션에 나왔던 브랜트의 역할이 그리웠다. 브랜트 처럼 팀원들이 무모한 계획을 세울 때 이성적인 의견으로 반대하는 캐릭터가 있었다면, 휘몰아치면서 미친듯이 직진만 하는 영화의 분위기가 어느정도 환기될 수 있었을 것 같다.


로그네이션 부터 뭔가 조금씩 힘이 빠진다는 느낌은 들었지만 이번 신작에서는 미션임파서블 시리즈가 가진 장점 보다는 오랜 시간 반복되면서 쌓인 식상함이 더욱 크게 느껴지는 것을 보니 왠지 마음이 아프다. 앞으로 나올 다음 시리즈에서는 새로운 모습으로 부활한 이단 헌트와 IMF를 볼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