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퍼스널 컬러라는 것이 사람들 입에 자주 오르내리게 되었다. 웜톤이니 쿨톤이니 하는 말들이 낯설게 느껴졌던 시절도 있었는데 이제는 드럭스토어에 가서 파운데이션 하나를 고를 때 조차 웜톤 용, 쿨톤 용이 표기되어 있는 것을 찾아볼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점점 이 톤이라는 것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여기 저기서 얻어 들은 지식으로는 단순히 하얗다고 쿨톤, 노란기가 돈다고 웜톤이 아니라 자신의 피부에 형광등을 밝혀주는 색조합을 찾는 것이라고 하던데 그냥 글로만 읽어서는 한없이 막연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지난 휴가 때 친구와 함께 퍼스널 컬러를 진단받으러 다녀왔다. 


1. 검사는 맨 얼굴로

아무것도 올라가지 않은 맨 얼굴로 거울을 보니 자존감이 수직 하락하는 것이 느껴졌으나, 아무것도 덧바르지 않은 피부로 확인을 해야 본연의 톤을 찾을 수 있고, 거기다 화장을 한다 해도 시간이 지나가면 본인의 원래 피부 톤이 드러나기 때문에 원래 피부톤에 맞춘 컬러 스타일링을 해야 하루 종일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는 말에 납득하고 맨 얼굴로 거울 앞에 앉았다. 한 가지 다행이었던 점은 염색모가 아니여서 두건은 피할 수 있었다는 것. 두건까지 썼으면 자존감이 0으로 떨어졌을 것 같다.


2. 생각보다 신기한 색채 효과

드레이프 천을 하나씩 두를 때마다 어떤 색은 다크가 심해보이고, 어떤 색은 팔자 주름이 도드라져 보이는 등 실제로 눈에 보이는 변화가 느껴져서 굉장히 신기했다. 내가 진단받은 톤은 여름, 그 중에서도 고명도/저채도의 페일 색상이 주를 이룬다. 그래서 대부분의 따뜻한 느낌의 색들이 어울리지 않는데, 실제로 황색 계열 천을 가져다 댈 때 마다 낯빛이 홍당무처럼 빨개지는 것이 보였다. 주정뱅이 얼굴 같다며 같이 간 친구에게 놀림을 받았을 정도.


여러 천을 대보고 찾아낸 나의 베스트 컬러


3. 나의 베스트 컬러 찾기

드레이프 천으로 검사를 마친 뒤, 가져다 댔을 때 얼굴이 가장 환해보이고 혈색이 좋아 보이던 컬러들을 모아 나만의 베스트 컬러 콜렉션을 만들었다. 나의 경우 전반적으로 페일 컬러가 어울리지만 그 밖에 소프트와 그레이쉬에서도 베스트로 사용할 수 있는 컬러가 일부 있었다. 다른 업체에서 퍼스널 컬러를 진단받은 적이 없어서 비교할 수는 없지만, 조금 더 세밀하게 색을 찾아주는 것 같아서 좋았다.




4. 화장품 진단 시간

검사를 마친 후 가져간 화장품이 나의 톤에 적합한지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보통 그 때 대대적인 화장품 교환식이 이뤄지고는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나도 친구와 립을 하나씩 교환했다. 나는 지금까지 내가 가을 톤의 립들만 샀다고 생각했는데 생각과 달리 그냥 사용해도 될 것 같다는 진단을 받아서 흡족했다. 아마도 소프트와 그레이쉬 쪽 컬러들이 가을 뮤트 컬러와 어느정도 호환 가능하기 때문이 아닐까 혼자 생각해 본다.


5. 마무리

개인적인 생각은 결국 이런거 다 필요없고 사고싶은 색 제품을 사면 된다는 것이지만, 그래도 한번쯤 이런 진단을 받아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나에게 어울리는 색이 어떤 것인지 정확히 알고 있다면, 나와 맞지 않는 컬러의 제품을 구입할 때도 어느정도 고려할 수 있을테니 말이다. 이제 톤팡질팡은 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