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고 기다리던 D-Day가 이제 보름 가량 남았다. 그러나 꽤 시간이 있으니 그 사이에 셋리스트와 가사를 달달 외우면 되겠구나 생각했던 내 생각이 무색하게 나는 아직 아무런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 콘서트 준비의 기본 중 기본은 가사 외우기가 아니던가. 그래서 준비했다. 예상 셋리스트!


1. Fort Knox

2. Holy Mountain

3. Keep on Reaching

4. It's a Beautiful World

5. In the Heat of the Moment

6. If I Had a Gun...

7. Dream On

8. Little by Little (Oasis cover)

9. The Importance of Being Idle (Oasis cover)

10. If Love Is the Law

11. Dead in the Water

12. Be Careful What You Wish For

13. She Taught Me How to Fly

14. Whatever (Oasis cover)

15. Half the World Away (Oasis cover)

16. Wonderwall (Oasis cover)

17. AKA... What a Life!


Encore:

18. The Right Stuff

19. Go Let It Out (Oasis cover)

20. Don't Look Back in Anger (Oasis cover)

21. All You Need Is Love (The Beatles cover)


달력을 보다가 시간이 정말 얼마 남지 않은 것을 깨닫고 부랴부랴 셋리스트를 검색해 보았다. 생각보다 오아시스 시절 노래를 많이 불러주는 것 같아서 안심이 되는 한편, 오아시스 곡 옆에 쓰여진 커버라는 단어에 괜히 마음이 아파지기도 했다. 어쨌든 오아시스 시절 노래나 높나새 1집은 그나마 가사 숙지가 되어 있는데, 어느 정도 내 취향과 멀어지기 시작한 2집의 수록곡 부터가 문제이다. 이걸 2주만에 외울 수 있을까. 학창 시절에 수 없이 벼락치기를 했었는데, 아무래도 그 느낌을 되살려 보아야 할 것 같다.


머천은 뭘 살까. 잠깐 검색해보니 후드가 예뻐 보이긴 했는데. 공연이 보름 앞으로 다가오니 이제서야 두근거림이 느껴진다. 그 동안 노엘이 내한할 때 마다 번번히 놓치고 얼마나 슬퍼했는가. 왜 이렇게 작은 공연장으로만 오냐고 노엘을 욕했던 것은 대체 몇 번인가! 지난 몇 년간의 설움을 한번에 털어내고 와야겠다.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해 주신 친구의 티켓팅 금손 지인님께 감사를 전하고 싶다.




서교동 골목을 걷다가 발견한 왠지모르게 낯이 익은 만두 집의 네온사인. 어디서 봤을까 가만히 서서 한참을 보다보니 앗 하고 떠오른 것이 블러의 <The Magic Whip> 앨범 커버였다. 만두가게 사장님이 블러의 팬이신 걸까.

어쨌든 생각난 김에 오랜만에 <Lonesome Streer>을 듣는 중이다. 노래를 듣다보니 이 앨범이 막 발매 되었을 때, 내한 이슈로 커뮤니티가 들썩이던 것이 생각난다. 20년째 재내한이 없다니 너무나도 가혹한 현실.


근황 Talk

journal 2018. 1. 18. 22:05

1. 이 구역의 기부천사 답게 토익 인강을 결제해두고 공부를 하지 않고 있다. 어쩌지. 토익 800점 이상이 정말 절실히 필요하건만 왜 나의 몸뚱이는 이렇게 무거운 것이고, 나의 머리는 왜 아무것도 기억하고 싶지 않아 하는 것일까. 내가 토익과 인연이 없다는 것은 이미 몇 년 전에 밝혀진 사실이지만 오늘따라 현실이 무겁게 느껴진다.


2. 새해의 첫 달부터 넷플릭스의 열혈 시청자가 되어서 차근차근 모든 드라마를 접수해가는 중이다. 이번 주에 즐겨 본 tv쇼는 너무 너무 사랑스러운 크리스틴 벨이 주연으로 등장하는 <굿 플레이스>인데, 사후세계를 천국과 지옥이 아닌 굿 플레이스와 배드 플레이스로 나눈 상상력이 꽤 기발하다. 편 당 러닝타임이 20분 정도로 매우 짧아서 가볍게 보기도 매우 좋은데다 시즌 종반 부에는 뜻밖의 반전도 기다리고 있으니 일상이 무료한 사람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다. 사후 세계와 윤리에 대해 꽤 진지하게 고찰해보는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


미드 <히어로즈>의 엘부터 영화 <벌레스크>의 니키까지 내가 영상 매체에서 봤던 크리스틴 벨은 주로 주인공과 적대관계에 있는 악역인 경우가 많았다. 그 때문인지 내 머리 속의 크리스틴은 언제나 사랑스러운 악녀이다. (겨울왕국의 안나는 예외로 하자.) <굿 플레이스>에서 맡은 엘리노어 역시 미워할 수 없는 악녀 캐릭터로 그녀에게 맞춘 듯이 잘 어울린다.


3. 리디북스 페이퍼 프로가 사고 싶어서 틈이 날 때마다 웹 사이트를 기웃거리고 있다. 내가 사용중인 킨들에게 불만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 책을 구입해서 읽기가 지나치게 불편하다는 극복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기 때문에 자꾸 국내용 컨텐츠에 특화된 기기로 눈길이 가는 것 같다. 애초의 킨들을 선택한 것이 잘못이었을 지도 모르겠다. 내가 원서를 읽으면 얼마나 읽는다고. 스스로를 과대평가한 자의 말로는 이토록 비참하다.